2023-05-09 레우코클로리디움 파라독섬

일기 2023. 5. 9. 22:05

달팽이를 좀비로 만드는 이 흡충류 기생충의 외견과 생태는 충격적이다. 번식을 위한 전략이겠지만 새에게 어그로를 끄는 모습이 인간에게도 심히 혐오스러울 정도다. 그 강렬한 첫인상에 몇 번 반복해서 관련 문서를 보고 나니 이름이 저절로 외워진다. 일종의 충격요법인가. 허나 요 몇년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겪은 일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 쪽이 더 유익하고 무해한거 같다. 적어도 이 기생충은 사람 몸에는 못 들어가니까(인간에게는 기생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욕설과 악플, 각종 혐짤들은 불쾌하고 짜증나고 더럽다. 표현이 악랄하진 않더라도 비꼬거나 비아냥거리는 댓글 - 이건 순전히 내 시각에서 비꼬거나 비아냥거린다는 것이다 - 도 빠질 수는 없다. 몇 달전에는 보기 불쾌한 김기덕감독 영화를 보겠다고 결심했을 정도다. 그래서 초기작 DVD를 몇 개 구했는데 DVD드라이브가 없어서 아직 못 보고 있다.

 

다만 레오클로리디움 파라독섬이 새에게 뜯겨먹히고 난 후 달팽이는 해당 부분을 재생한다. 비록 생태계 내에서 다시 감염되는 악순환을 겪겠지만. 악플로 상처받은 마음 회복하기는 참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익명성에 너무 편승하지는 말자. 부정성 편향에 휩싸여서 부정적인 댓글을 달지 말자. 좋은 말을 못 할거면 그냥 다물고 있자.

2023-05-07 인공지능을 반기는 한국인?

일기 2023. 5. 7. 22:36

미래학자 크리스토퍼 바냇 교수의 유튜브 채널 ExplaningComputers 의 오늘 주제는, 우리는 인공지능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였다. 인공지능 개발 반대 서명을 화두로 삼아 촬영된 영상이다.

 

그 전부터 든 생각은, 한국인들은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않고 엄벌주의와 함께 오히려 반긴다는 점이다. 적어도 사법측면에서는 말이다. 인터넷 영상이나 뉴스 보도의 많은 댓글에서 'AI 판사'도입을 원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1. 판사들이 판결을 잘 못한다.

2. 한국은 중범죄에 대한 형량이 낮다.

 

내 생각엔 두 전제 모두 건전한 것 같지는 않다(논증이 아닌 전제에 대해 건전하다고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판사들은 자신의 양심과 양형기준에 따라 형량을 결정하고 있어서 아무렇게나 선고할 수는 없고, 최근들어 성범죄에 대한 형량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만족을 못 한다면 미국처럼 천년, 만년쯤 때리면 될까? 형량 부과 기준이 달라서 그렇게는 어려울 것 같다. 영미권은 개별 범죄에 따라 형량을 매기지만, 우리나라는 가장 큰 형량을 가중하는 식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AI판사 도입을 원하는 이유는 사람보다 더 강한 형벌을 내릴 수 있을거라는 기대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AI도 판사과 비슷하게 판결한다면 그때는 수긍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실범에 대해서, 실수 한 번한거 가지고 말 그대로 기계적으로 무기징역, 이렇게 때려버리면 더 공정하다는 신념을 유지할 수 있을까? 기계가 과연 법감정을 세심히 이해할 수 있느냐 이 말이다. 인공지능은 공정하니까 그렇게까지는 안 할거라구요? 그걸 누가 보증하나.

 

오죽하면 엄벌주의와 더불어 판사를 AI로 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이해되긴 하지만, 기계에 우리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인류의 운명은 인류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2023-02-17 On Writing 후기

일기 2023. 2. 17. 21:35

https://youtube.com/shorts/hI5TIk_MviQ

 

이 책은 미국의 유명 미스터리 소설가 스티븐 킹이 지은 글쓰기에 대한 책입니다. 소설이 아닌 자기소개서를 쓸 목적으로 읽었는데, 책은 소설 창작에 관한 것이지만 사실을 쓰는 자기소개서라도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우리말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영어로 된 책을 읽었고, 제가 읽은 것은 20주년 기념판으로 2017년에 나온 한국 번역본과 비교하면 4가지 항목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책 표지 이미지는 플레이 도서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았고, 음성은 네이버의 클로바 더빙을 이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