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9 레우코클로리디움 파라독섬

일기 2023. 5. 9. 22:05

달팽이를 좀비로 만드는 이 흡충류 기생충의 외견과 생태는 충격적이다. 번식을 위한 전략이겠지만 새에게 어그로를 끄는 모습이 인간에게도 심히 혐오스러울 정도다. 그 강렬한 첫인상에 몇 번 반복해서 관련 문서를 보고 나니 이름이 저절로 외워진다. 일종의 충격요법인가. 허나 요 몇년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겪은 일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 쪽이 더 유익하고 무해한거 같다. 적어도 이 기생충은 사람 몸에는 못 들어가니까(인간에게는 기생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욕설과 악플, 각종 혐짤들은 불쾌하고 짜증나고 더럽다. 표현이 악랄하진 않더라도 비꼬거나 비아냥거리는 댓글 - 이건 순전히 내 시각에서 비꼬거나 비아냥거린다는 것이다 - 도 빠질 수는 없다. 몇 달전에는 보기 불쾌한 김기덕감독 영화를 보겠다고 결심했을 정도다. 그래서 초기작 DVD를 몇 개 구했는데 DVD드라이브가 없어서 아직 못 보고 있다.

 

다만 레오클로리디움 파라독섬이 새에게 뜯겨먹히고 난 후 달팽이는 해당 부분을 재생한다. 비록 생태계 내에서 다시 감염되는 악순환을 겪겠지만. 악플로 상처받은 마음 회복하기는 참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익명성에 너무 편승하지는 말자. 부정성 편향에 휩싸여서 부정적인 댓글을 달지 말자. 좋은 말을 못 할거면 그냥 다물고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