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2 일본불매운동의 약점

일기 2023. 5. 12. 23:57

올해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 관람객수가 500만을 돌파하면서 다시금 2019년의 일본불매운동의 약점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문화콘텐츠,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션과 콘솔게임이었다. 일본 상품을 배제하고 우리 상품으로 대체하는 식의 불매운동은 태생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맥주는 일본 것을 마시지 않아도 한국 혹은 다른 나라의 맥주를 마시면 되었고, 때마침 크래프트 맥주까지 생산되어 어렵지 않게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슬램덩크는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없었다. 게다가 작년에 개봉한 슬램덩크가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청년층에도 인기몰이를 하였다. 우리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애니메이션과 캐릭터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 아동용이다. 어른들도 볼만한데 - 적어도 나는 그랬다 - 모든 어른들에게 볼만할 수 있는 것은 아닐것이다. 일본의 콘솔 게임들은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 한국의 온라인 게임으로? 둘은 성격과 유형이 달라도 아주 다르다. 문화콘텐츠에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불매운동 열기가 다시 일어나도 똑같은 곳에서 똑같이 뚫릴 것이다.

또 하나 일본불매운동의 약점은, 일본상품을 유통하는 한국의 업체와 일본에 사는 우리 교민과 동포를 배제한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때의 각오로는 예상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불매운동으로 인하여 일본정부의 입장과 한국에 대한 무역정책이 바뀌었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불매운동은 마치 채식주의와 비슷한 분위기가 된 것 같다. 하는 사람끼리만 비장한 뭐 그런거. 내 생각엔 일단 끝을 내고 모자란 부분을 검토하고 보충해서 다시 도전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지금처럼 할수있는것만 하고 못하는거는 피해가는 그런 것이 아니라. 앞서도 언급했듯 갈 수 있는만큼만 가면 이동이지 운동이 아니다. 가장 좋은 것은 척을 지지 않고서도 과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